
[기업탐방] 된장과 간장은 한국인의 밥상에서 가장 오래된 식품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오래된 식품이라고 해서 산업까지 오래된 방식에 머물 필요는 없다.
경남 양산을 기반으로 한 식품가공기업 ㈜비비에프(BBF)는 전통 장류 제조 경험에 소스·통조림·저장기술, 기능성 원료, 스마트 제조와 온라인 유통을 접목하며 전통식품의 활용범위를 넓혀왔다.
비비에프를 이해하는 핵심은 ‘간장을 만드는 회사’라는 한 문장에 있지 않다. 전통 발효식품의 맛을 현대 소비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바꾸고, 농수산물의 저장성과 유통성을 높여 완제품으로 전환하는 식품가공 기술기업이라는 점에 있다.
| 비비에프의 경쟁력은 전통 장류의 맛을 보존하면서도 제조공정을 표준화하고, 저장·열처리·통조림·소스·기능성 음료 R&D까지 확장해 온 데 있다. ‘전통의 손맛’과 ‘반복 가능한 제조기술’을 함께 구축하려는 흐름이 기업의 특징이다. |
간장을 잘 만드는 사람에서 ‘식품을 오래 안전하게 보관하는 기술자’로
비비에프의 기술적 배경을 설명할 때 빠질 수 없는 인물이 서광복 씨다. 2021년 언론보도에서 그는 당시 BBF 대표로 소개됐고, 간장과 통조림 제조·유통 분야에서 30여 년간 기술을 축적해 온 인물로 조명됐다.
서광복 씨가 2021년 ‘전통식품 전통간장 명인’으로 지정된 이력이 확인된다. 전통간장 제조법을 계승하면서 조선간장·진간장·국간장뿐 아니라 대게·버섯·약용 맛간장 등으로 제품영역을 확장해 온 점이 특징이다.
그가 다뤄온 기술은 맛만이 아니다. 발효조건, 염도, 가열, 저장, 살균, 통조림 등 식품을 일정한 품질로 오래 보관하고 유통하기 위한 제조기술이 함께 축적돼 있다.
비비에프가 만드는 것은 ‘간장 한 병’이 아니라 조리시간을 줄이는 솔루션
현대 소비자가 맛간장을 찾는 이유는 복잡한 조리과정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국·탕·찌개·전골·국수의 육수와 기본 간뿐 아니라 무침·볶음·조림 등에도 활용할 수 있는 소스는 가정의 조리시간을 크게 줄여준다.
비비에프의 대게맛간장과 전통 장류, 된장류, 가공두부·통조림 제품군은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제품을 단순히 ‘전통식품’으로 판매하기보다 사용성과 보관성까지 설계한 완제품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결국 비비에프가 만드는 것은 간장이나 된장 하나가 아니라 ‘좋은 원료 → 가공 → 저장 → 조리 편의 → 완제품’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식품가공 가치사슬이다.
통조림·저장기술이 더해지면 지역 식재료의 가치가 달라진다
통조림은 단순히 식품을 캔에 담는 기술이 아니다. 원료 특성에 맞는 전처리, 가열, 살균, 밀봉, 보관조건이 함께 설계돼야 맛과 품질, 안전성이 유지된다.
비비에프의 제조이력에는 장류뿐 아니라 콩나물·우거지·선지·두부 등 다양한 식품가공 경험이 포함돼 있다. 이는 회사를 장류기업보다는 식품 저장·가공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이해해야 하는 이유다.
지역 농수산물 역시 원물 상태로만 판매하면 계절과 가격 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지만, 소스·통조림·간편식 등으로 가공하면 저장성과 유통성이 높아지고 새로운 브랜드가 될 수 있다.
‘명인의 감각’을 스마트 제조로… 손맛의 표준화
전통식품 기업이 규모를 키울 때 가장 어려운 문제 가운데 하나는 ‘손맛’을 어떻게 표준화할 것인가이다. 숙련자의 감각에만 의존하면 생산량이 늘어날수록 품질편차가 커질 수 있다.
비비에프는 스마트공장 구축을 통해 배합, 가열, 시간, 온도, 충진, 살균, 저장 등 공정변수를 보다 관리 가능한 방식으로 바꾸는 방향을 추진해 왔다.
스마트공장의 의미는 사람을 없애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숙련자가 경험으로 알고 있던 제조조건을 데이터와 공정으로 전환해 ‘반복 가능한 품질’로 만드는 데 있다.
전통 식재료에서 기능성 원료까지… 특허로 확장된 R&D
비비에프의 연구개발 확장성을 보여주는 사례가 ‘건강 기능성 음료 및 이의 제조방법’ 특허다.
해당 제조방법은 으름 관련 원료와 노니 숙성액, 갈조류 분말, 곡물 분말 등을 활용한 다단계 가열·추출·혼합 공정을 포함한다.
중요한 점은 특정 건강효과를 과장하는 데 있지 않다. 전통 장류에서 축적한 원료 선택, 가열, 숙성, 추출, 보존 경험을 새로운 식품개발 공정으로 구조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는 비비에프가 단순한 제조기업에서 식품 제조공정을 연구하는 기술형 기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보여준다.
지역 농수산물을 ‘제품’으로 바꾸는 가공 플랫폼
지역 특산물은 원물로 판매할 때 가격과 계절 영향을 크게 받는다. 반면 간장·소스·통조림·간편식으로 가공하면 상품수명이 길어지고 소비자의 사용성도 높아진다.
비비에프가 보여주는 사업방향은 지역 식재료에 제조기술을 더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구조다. 장류와 농수산물, 통조림·소스 기술을 연결해 ‘먹기 편하고 보관하기 쉬운 제품’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런 구조는 지역 농어업과 식품제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모델로 확장될 가능성도 있다.

온라인 판매와 라이브커머스… 제조업체가 소비자를 직접 만난다
온라인 쇼핑과 스마트스토어, 라이브커머스의 확대는 제조기업의 역할도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제품을 생산해 유통업체에 공급하는 것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제조기업이 소비자 반응을 직접 확인하고 이를 신제품 개발에 반영할 수 있다.
소비자가 어떤 용량을 선호하는지, 어떤 요리에 제품을 쓰는지, 어떤 설명에서 구매를 결정하는지를 파악하면 ‘제조 → 판매 → 소비자 반응 → 신제품 개발’의 선순환이 가능해진다.
서광복의 제조철학… ‘명인은 혼자 잘 만드는 사람이 아니다’
서광복 씨가 공개 인터뷰에서 밝힌 제조철학은 개인의 장인성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는 ‘명인이 자신만 잘해선 안 된다’는 취지로 자신의 기술을 설명해 왔다. 좋은 원료와 생산자를 찾고, 제조기술과 유통을 연결해 소비자에게 안전하고 맛있는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제조자의 역할이라는 관점이다.
또 제품을 만드는 순간이 아니라 소비자가 실제로 사용하는 순간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의미로 ‘벼에서 숭늉까지 책임을 진다’는 표현을 사용한 바 있다.
이 같은 철학은 비비에프를 하나의 제조공장이 아니라 지역 식재료·생산자·가공기술·유통을 연결하는 식품 플랫폼으로 바라보게 한다.
서광복의 제조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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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식품의 경쟁력은 ‘옛날 방식’에만 있지 않다
전통식품의 가치는 장독대와 항아리 같은 이미지에만 있지 않다. 소비자의 생활은 이미 달라졌다.
1인 가구가 늘고 조리시간이 짧아지면서 소비자는 맛뿐 아니라 보관성, 편의성, 위생, 포장과 활용성을 함께 본다.
따라서 전통식품의 미래는 과거방식을 그대로 보존하는 것과 전통의 핵심을 현대 기술로 재해석하는 것 사이에서 찾아야 한다.
비비에프는 전통 장류의 발효경험을 바탕으로 맛간장, 저장·통조림 기술, 기능성 원료 연구, 스마트공장, 온라인 판매를 연결하며 이 방향을 실험해 온 기업으로 볼 수 있다.
MIND24가 본 비비에프의 경쟁력
| 경쟁력 | 특징 |
| 전통 장류 기술 | 간장·된장 제조와 발효·염도 관리 경험 |
| 식품 저장기술 | 통조림·살균·열처리·장기보존 노하우 |
| 제품 확장성 | 장류→맛간장→가공두부·통조림→음료 등으로 확대 |
| R&D·특허 | 으름·노니·갈조류·곡물을 활용한 음료 제조 특허 |
| 스마트 제조 | 공정관리와 품질 균일화를 위한 자동화 기반 |
| 지역 연계 | 농수산물을 고부가가치 가공품으로 전환 |
| 소비자 접점 | 온라인 판매·콘텐츠·라이브커머스 등 D2C 확대 |
“오래된 맛을 오래된 방식으로만 만들 필요는 없다”
비비에프의 이야기는 한 식품기업의 제품소개로 끝나지 않는다.
전통 장류의 맛, 지역 농수산물, 장인의 경험, 저장·열처리 기술, 특허, 스마트공장, 온라인 유통이 하나의 산업 구조 안에서 연결된다.
오래된 맛은 유지하면서 만드는 방법은 더 과학적으로, 사용법은 더 편리하게, 유통은 더 넓게 만드는 것. 이것이 비비에프가 보여주는 전통식품 산업의 한 방향이다.
| “전통의 시간을 산업의 기술로 바꾸는 것.” 비비에프의 경쟁력은 이 한 문장으로 압축할 수 있다. |


